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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금리 이해하기

naray 2022. 7. 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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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를 알아야 경제가 보인다
지난주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 한국은행에서 사상 최초로 빅 스텝(금리 0.5% P 한 번에 인상)을 단행했어요. 기준금리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모두가 주목하는 걸까요

기준 금리란?

기준금리(Base Rate)란, 한국은행과 일반은행 사이에 적용되는 금리예요. 즉, 국민은행 같은 일반은행이 한국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죠. 아, 금리가 무엇이냐고요? 금리는 쉽게 말해 이자율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기준금리는 대출 금리, 예·적금 금리 등 일상생활에 적용되는 모든 금리의 참고 자료가 되는 경제의 기준점이죠.

국내의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산하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결정돼요. 금통위에서 회의를 열어 국내외 경제 상황, 물가, 환율 등을 모두 고려해서 기준금리를 정하죠. 금통위는 1달 반에 한번, 1년에 총 8번의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해요. 기준금리는 경제 지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너무 급격하게 조정하지 않고 0.25% P 단위로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죠.

국내의 기준금리만 아는 것은 약간 부족해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역할을 하는데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라는 금통위와 비슷한 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정해요.

기준 금리가 바뀌면 어떻게 되는데?


1. 기준금리 상승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은행의 다른 금리도 따라서 올라가요. 이자율이 올라가면 은행에 돈을 저축했을 때 이자를 더욱 많이 받을 수 있으니 은행에 돈이 쌓이겠죠? 사람들이 저축을 많이 하다 보니 돈을 덜 쓰게 돼요. 자연스럽게 어떤 물건이든 수요가 감소하면서 물가도 안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다른 측면에서 한번 볼까요?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투자처에 몰렸던 돈이 은행으로 들어가요.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안정적이면서 금리가 오른 만큼 이자도 많이 줄 텐데, 굳이 위험한 자산에 투자할 이유가 없잖아요? 대출받을 때도 차이가 있어요. 대출 이자가 늘어나니 빚을 빨리 갚으려고 하고, 늘어난 이자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대출 규모도 줄어들게 돼요.

2. 기준금리 하락

위에서 살펴본 상황과 정반대라고 생각하면 돼요. 은행에 돈을 저축해봤자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얼마 안 되니 돈을 많이 쓰게 되겠죠. 소비가 활발해지고, 주식이나 부동산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면서 물가는 오르고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요.

이렇게 기준금리를 내리면 소비가 늘어나고 투자도 활발해져서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가져와요. 그래서 각국의 중앙은행이 경기가 좋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하려고 하는 것이죠.

명심해야 할 것은, 위 내용은 기준금리 변화가 가져오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이에요. 실제로는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답니다.

기준 금리와 물가의 복잡 미묘한 관계


물가 잡는 기준금리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물가는 내린다’라는 일종의 공식이 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에요. 기준금리는 다양한 경로로 물가나 생산, 투자 등의 실물 경제 지표에 영향을 끼쳐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조절을 통해 시중에 풀리는 통화의 양을 조절하는 것을 통화정책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이 통화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1. 금리 경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절하면 시중의 모든 금리가 이 기준금리를 따라서 움직여요. 한국은행이 시중 은행들에 금리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준다고 생각하면 편해요. 기준금리가 은행들이 서로 돈을 빌려줄 때 적용되는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이자율도 올라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예금 및 대출 금리도 오르겠죠? 은행이 돈을 빌려올 때 더 많은 이자를 줘야 하니 예금금리가 오르고, 돈을 빌려줄 때도 더 많은 이자를 받아야 하니 대출금리도 오를 테니까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오르면 사람들은 당연히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 하지 않고 오히려 돈을 맡기려고 하겠죠. 자연스레 소비는 줄어들고 저축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게 돼요. 기업들도 마찬가지예요. 돈을 빌리기 어려우니, 투자를 줄이겠죠. 개인도 돈을 덜 쓰고, 기업도 투자를 줄이니 사회 전체적으로 ‘총수요’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물가가 내려가는 효과를 가져오는 거죠.

2. 자산 경로

지난 시간에 금리가 낮아지면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시장이 활발해진다고 했죠? 조금 더 자세하게 왜 그런지 살펴볼까요? 기업들은 돈을 빌리는 수단으로 채권을 발행해요. 금리는 이 채권을 구매하는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채권의 수익률을 의미하죠. 채권과 주식은 주요 금융자산인데, 금리가 낮다는 것은 채권의 수익률이 낮다는 것이니, 사람들은 자연스레 수익률이 더 높은 주식으로 눈을 돌리게 돼요.

반대로 금리가 오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주식보다 안전한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지니 채권의 수요가 높아져요. 그만큼 주가가 하락하게 되겠죠.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보유 자산의 가격이 내려가니까 소비를 줄이고 물가도 따라서 내려가요.

3. 신용, 기대 경로

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은 돈을 빌리려고 하는 사람들의 신용을 더 엄격하게 따지게 돼요. 이자가 비싸니까 아무한테나 빌려주지 않고 대출에 신중해지는 것이죠. 돈을 빌리기 어렵게 된 사람들은 자연스레 소비가 줄어드는데, 이를 신용 경로라고 해요.

마지막으로 기대 경로인데요. 물가나 임금에는 물가 상승률 자체만큼 사람들의 ‘기대’가 영향을 미쳐요. 제품 가격이나 월급 인상은 실제로 자주 일어나지 않는 일인 만큼, 앞으로 ‘물가가 어떻게 되겠다’라는 판단에 인상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기준금리가 오르면 사람들은 앞으로 물가가 떨어지리라 예상할 것이고, 제품 가격이나 월급도 쉽게 오르지 않겠죠?

미국 기준 금리는 왜 알아야 돼?


금리를 미국보다 높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

일반적으로 미국보다 국내의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것은 통화정책에 있어서 하나의 불문율로 여겨져요. 만약 국내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우리나라에 돈을 맡기거나 투자할 유인이 없기 때문이죠. 국내 금리가 미국보다 높아야 해외투자자들이 국내 기업의 채권을 사거나 기업들에 돈을 빌려줄 때 더 많은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미국이 갑자기 기준금리를 올려 우리나라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해외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가겠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인 미국이 이자를 더 많이 주는데 굳이 한국에 돈을 맡길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기준금리가 역전됐다고 해서 외국 자본의 유출까지 이어진 경우는 별로 많지 않아요. 일본이나 유럽 내 선진국들은 최근 몇 년간 미국보다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했지만 급격한 자금 유출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어요. 개발도상국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예요. 북유럽 및 아시아 신흥국 76개국 중 1년 이상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낮게 유지된 경우는 26번이었으며(1995년~2017년), 실제로 자금이 유출된 경우는 단 두 번에 불과하죠.

우리나라의 대응은?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주시하고 있어요. 국내에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해도 부문별로는 상당한 자금이 유출된 적이 두 차례 있었지만, 전체적인 수준(주식과 채권, 차입금의 합계)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은 없었어요. 최근에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고, 외국인들의 채권 투자금도 유입되고 있는 만큼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금리 역전은 ‘버틸 수 있다’라고 판단했죠.

한국경제연구원(KER)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급속도로 커져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시했어요. 과거에 미국보다 금리가 낮아진 적이 있지만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하지는 않았던 만큼 금리 역전 현상을 허용해도 된다는 것이죠.

한국 개발연구원(KDI)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어요.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다른 만큼, 반드시 미국을 따라서 금리를 설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금리 역전을 허용하더라도 우리 경제 상황에 적정한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주장이에요.

이번 한국은행 빅 스텝이 국내 경제에 끼칠 영향은, 돌아올 7월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더욱 명확해질 전망이에요. 미국과 기준금리가 역전될지, 그로 인해 자금이 유출될지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by BY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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