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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 달러 패리티 아시나요? 패리티 붕괴 이유와 영향은?

naray 2022. 7. 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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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달러 패리티 붕괴

지난 12일~13일 20년 만에 유로-달러의 패리티가 깨졌습니다. 줄곧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유로화는 에너지 수급 문제와 미 금리인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유럽 중앙은행(ECB)은 긴축정책을 예고했으나, 그럼에도 유로-달러 환율이 1달러를 밑돌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무슨 일이야?

지난 12일 오후 6시경, 1유로=1달러의 패리티가 발생했는데요. 13일에는 유로화에 대한 매도로 가치가 더욱 떨어져, 약 20년 만에 1유로의 가치가 1달러를 하회하게 됐습니다. 패리티는 두 화폐가 1:1로 교환되는 것으로, 유로-달러의 패리티는 1유로=1달러를 의미합니다.

13일, 한국시간 오후 9시 45분에 1유로=0.9998달러를 기록하며 패리티가 붕괴했습니다. 같은 시각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DXY) 108.56까지 치솟아 200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후엔 108.30으로 소폭 떨어졌죠.

유로가 패리티를 하회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로, 2002년 12월 이후 최초인데요. 2002년 당시는 유로화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첫해라 새 통화 도입에 따른 기술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었죠. 즉, 경제적인 요인으로 패리티 하회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입니다.
그만큼 유로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인데요. 1년 전만 해도 1.20달러 이상으로 거래되던 유로(달러 대비)가 200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들어 11%가량 급락했죠.

지난 14일 한국 시간 오후 13시 32분을 기준으로 1유로는 1.0033달러 까지 가치를 회복한 상태인데요. 하지만 시장은 언제든 다시 1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 중입니다.

왜 그런 거야?

러-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문제가 가장 큽니다. 유럽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위기가 곧 경기둔화와 직결되는데요. 미국발 인플레이션 악화로 인한 금리인상까지 겹쳤죠. 미국 연준(Fed)의 적극적인 긴축 이후 유로 매도가 이어지는 중입니다.

러-우크라 전쟁으로 유럽은 에너지 공급 위기에 직면했는데요. 유럽 각국의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멈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전쟁 이후 기존 대비 40% 수준으로 천연가스 수송량이 줄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11일부터 10일간, 러시아가 독일로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노르트스트림 1의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됐습니다. 노르트스트림은 발트해를 거쳐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유럽에서 가장 큰 가스관입니다.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 각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유로화의 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성장이 둔화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로화를 팔고 유럽을 떠나기 때문이죠.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하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미국 연준이 이달 말에 금리를 1% P나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달러 강세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중요해?

유로화 침체는 기업들의 실적은 물론 다른 통화의 가치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데요. 유로 가치가 내려가면 유럽 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수 있는 데다, 에너지 위기는 ‘유럽의 맹주’인 독일 산업 자체를 흔들 수 있죠.

WSJ은 유로-달러 환율이 바뀌기 시작하면 기업들이 환율 위험에 대비해 일단 고용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대출 시에는 통화 불일치 위험까지 있어, 금융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통화불일치란 외화로 표시된 부채와 자국 화폐로 표시된 자산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가령, 환율이 1유로=1.5달러일 때 미국에서 1,500달러를 빌려 유로화로 바꾸면 1,000유로가 되겠죠. 그런데 환율이 1유로=1달러로 내려가면 빌린 1,500달러를 갚아야 할 때 1,500유로가 필요해지는데요. 환율 변동으로 부채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이죠.

또, 환율 변동은 유로존의 물가를 상승시켜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은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은데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유로화의 가치가 다소 올라가긴 하지만, 이미 경기가 둔화된 상황이라 공격적인 긴축을 펼치기 어렵습니다.

향후 준기축통화에 속하지 못하는 다른 통화들의 가치는 더욱 떨어질 수 있는데요. 연준의 연이은 공격적 긴축으로 달러 가치가 급등하게 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패닉이 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른 영향은?

미 달러의 강세화와 유로화의 급락세는 각국 기업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칩니다.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독일 수출기업의 이익은 증가해왔는데요. 하지만 얼마 전 독일은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월간 무역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유로화 약세로 인한 이익이 상쇄되고 있는 것이죠.

미 달러의 강세화로 일부 미국 수출기업은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유사한 강달러 현상이 나타났던 2015년, 미국의 대형 수출 기업의 약 2/3가 피해를 봤는데요. 특히, 필수소비재, 기계주, 화학주, 헬스케어, 기술주가 강달러 상황에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시장에서는 유로-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요. 1유로당 0.95~0.97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유럽 중앙은행(ECB)이 11년 만에 금리인상이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유로화 방어에 크게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JP모건은 유로-달러 환율이 노르트스트림 1의 폐쇄 가능성을 20~25%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이에 9월 말에는 유로화 가치가 0.95달러, 12월 말에는 0.97달러,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다면 0.9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1% P 하락하면, 유로-달러 환율의 중기적 적정 수준은 2% 하락한다고 분석했는데요. 도이치방크도 노르트스트림 1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유로화 약세가 단기간에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유럽 중앙은행은 7월 정책금리를 0.25% P 인상할 전망인데요. 하지만 미국이 0.75% P 단위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0.25% P 수준의 '베이비스텝'으로는 유로화 환율의 약세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13~16일에 걸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유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는데요. 사우디의 증산이 이뤄진다면 단기적으로는 유로화 가치가 안정될 수 있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유가가 상승하고 유로화 가치가 더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by BY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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